구독자 님은 갈등을 피하는 쪽인가요, 아니면 갈등에 맞서는 쪽인가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사회에서 크고 작은 갈등은 끊임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갈등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조직이 발전할수도, 반대로 파괴되기도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갈등을 현명하게 다루고 성장을 이뤄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혀 가정 내 성평등을 만들어낸 '부너미' 이성경 대표, 지역 주민들 간 의견 차이를 줄이면서 공동체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강원도 평생학습마을 사업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갈등이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방법을 찾아보시기를 바랍니다.
그 외에도 2023 평생교육 정책포럼 개최 소식, 평생교육을 주제로 한 챗GPT와의 인터뷰도 함께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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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부터 '돌봄 교육'이 꼭 필요한 이유
[이음의 탐구생활] '기혼 여성의 삶' 탐구하는 '부너미' 이성경 대표
40대인 남편은 주말마다 요리를 전담한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종류별로 김치를 담그고, 막걸리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집에서 막걸리를 만들기도 한다. 일주일에 세 번은 네 식구 빨래를 맡는다.
여기까지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남편을 '완벽한 남편'이라 치켜세운다. 하지만 '부너미' 대표 이성경(39)씨는 말한다. 이 모든 장면은 아내인 자신이 가정 내 성평등을 위해 치열하게 분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남편과 같은 회사에서 같은 일을 했던 이성경씨는 사내 연애를 하다 2012년 결혼했다. 이듬해 첫째를 낳은 후 이씨는 회사로 돌아가지 못했다. 함께 사랑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남편과 아내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남편은 회사에서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갔고 이씨는 집에서 가사와 두 아이 육아를 전담했다. 남편은 회사에서, 이씨는 집에서 각자의 일을 했지만 임금노동과 돌봄 노동의 가치는 전혀 다르게 평가받았다.
이씨는 2017년 기혼여성의 삶을 탐구하는 모임 '부너미'를 결성한다. 세상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가진 여성들과 가정 내 성평등을 주제로 함께 읽고 쓰고 듣고 말하기로 했다.
자신만의 언어로 기혼 여성의 삶을 탐구하며 이씨의 삶은 바뀌었다. 성평등에 대한 글을 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남편과의 관계도 달라졌다. 혼란과 분노가 가득했던 마음에는 즐거움이 자리 잡았다. 이씨는 결혼 11년 만에 이제야 남편이 진정한 동반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7일, 서울 은평구에서 이씨를 만나 성평등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